가정 시나리오 분석
CPM 공정표가 어느정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작성되었다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이 '가정 시나리오 분석'이다. '가정 시나리오 분석'을 가장 쉽게 설명하면, 특정상황을 가정해서 액티비티를 만들어서 공정표에 넣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의 후행을 연결하고 일정의 변화를 검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지보상 지연'이라는 액티비티를 만들고, Original Duration을 90일로 예상해서 넣는다. 그리고 '용지보상 지연'과 관계되는 액티비티와 FS로 연결한 후 Scheduling을 실행하고, 일정의 변화, 마일스톤과 준공의 지연을 살펴보는 것이다. 발주처 사유 뿐 아니라 계약자가 지연시킬 수 있는 사항들도 있다. 예를 들어 공격적으로 만든 액티비티의 기간을 합리적 혹은 예상보다 지연되는 일정으로 변경해보는 것이다. A하청사가 진행하는 모든 작업의 Duration이 120%로 증가했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살펴보는 방법이 한가지 사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서 공정표의 일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고, 해당 가정사항이 준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발주자의 지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당 지연이 준공에 전혀 영향을 안준다면, 그런 상태에서 공정표를 승인받는다면 계약자 입장에서 엄청 불리한 공정표가 되는 것이다. 실제 꽤 많은 프로젝트에서 발주자의 지연이 마일스톤이나 준공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발주자의 지연으로 EOT클레임을 진행하고 싶어하지만, 승인공정표를 이용해서 논리적인 증거로 싸우기는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초기에 해당 지연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연에 대한 Total Float을 너무 많게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초기에 승인 받기 위한 합리적인 CPM 공정표를 만들기 쉽지 않다. 이 쉽지 않은 CPM 공정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발주자의 지연요인을 도출해 낸다는 것도 쉽지 않다. 설령 일부 예상되는 발주자의 지연요인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가정 시나리오 분석'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가정 시나리오 분석' 결과 준공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때 공정표를 수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정표, 특히 CPM 공정표는 많은 한국 건설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두명이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던 관습처럼 대충 공정표를 만들어서 제출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계약서나 시공계획서에 공정표가 첨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알고 있다면 본적은 있는가? 봤다면 그 공정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아는가?
한국 건설프로젝트에서도 공정표를 대충 만들고, 제출하면 아무도 보지 않는 시대는 끝나간다.
프로젝트 초기에 공정표를 만들기 위한 노력, 시간,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공정관리자에게 공정표 작성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지연된 프로젝트가 만회되는 것도 아니고, 클레임을 걸 수 없는 공정표라고 공정관리자에게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다. 용역사에게 공정표 작성을 맡기고, 그럴싸한 형태의 공정표를 발주자에게 제출하고 승인받았다 하더라도, 추후 지연되었을 때 만회가 되는 것도 아니고, 클레임을 걸 수 없는 공정표라고 용역사에게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모여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최소한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정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정표에 도출된 발주자의 지연사항, 계약자의 지연사항을 넣고, 가정 시나리오 분석을 시행하면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준공은 어떤영향을 받는지? 그때의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은 좀 다르다. 이것도 간단히 설명하면 잘 만들어진 CPM 공정표를 'Primavera Risk Analysis'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준공 확률을 분석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없어도 못할 것이고,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어도 못할 것이다. 설령 프로그램이 있고,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액티비티에 적용할 불확실성에 대한 가정을 하지 못하면 못할 것이다. 설령 한다고 해도, 결과 보고서를 해석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욕심내지 말자. 프로그램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이론이 있다고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한국 건설업 현실에서는 시공공정표와 CPM 공정표의 차이를 인정하고, CPM 공정표를 잘 만드는 것이 출발이다. CPM 공정표를 공정관리자라고 불리는 한 두명의 인원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본인의 경험, 의지와 목표를 담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시공공정표와 CPM 공정표가 왜 다른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과 노력,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공정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장은 소장의 역할을 해야 하고, 공무, 설계, 구매, 시공 담당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경험과 정보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자신의 의지와 목표를 정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누가 만들어도 공정표의 일정은 달라진다. 달라지는 것을 유연하게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공정표의 관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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