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의 첫번째는 SV와 SPI를 확인하는 것이다. 한국 건설인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이 공정표와 공정률이다. 공정표에서 공정률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겠다. 공정표에서는 공정률이 나오지 않는다. 공정률을 측정할 수 있는 별도의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표에서는 공정률이 나오지 않는다. 공정률을 측정할 수 있는 별도의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공정관리에 경험이 생기고, Primavera를 다루는 능력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 착각은 더욱 심해진다. Primavera로 공정표를 만들고 각 액티비티에 가중치(한국에서는 공사비)를 넣는다. 이것을 월별로 추출하면 그것이 계획 공정률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맞다. 계획 공정률은 그렇게 만드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실적 공정률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공정표에 실적(실제 시작일, 실제 종료일, 종료 예정일)을 넣으면 실적 공정률이 나올까? 공정률로 볼 수 있는 숫자는 나온다. 문제는 한국 건설인들이 그것을 실적 공정률로 인정하지 않는데서 혼란과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콘크리트 기초'라는 액티비티가 있고, 공기(Original Duraiton)은 20일이다. 시작일은 4월 1일이고, 종료일은 4월 20일이다. Calendar는 휴무없는 주7일이다. 이 액티비티에 실적을 반영했다. 실제 시작일은 4월 1일이고, Data date는 4월 10일 업무 종료 이후이다. 종료 예정일은 4월 20일이다. 이 액티비티의 실적 공정률은 얼마일까? 공정표에는 50%라고 나올 것이다. 그런데 한국 건설인들은 따지기 시작한다. "아직 철근 작업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무슨 공정률이 50%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보기엔 30%도 되지 않았다"라고 막연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내역서에 나와 있는 비용으로 확인해 봐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적 공정률에 대한 기준이 뭘까? 고민할 필요 없다. 기준이 없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아직 한국 건설 프로젝트는 실적 공정률 측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경우 많다는 것이다. "공무가 실투입 내역서를 만들어야 확정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고, "기성이 확정되어야 공정률이 확정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건설인들이 실적 공정률을 비용(실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실적 비용이 공정표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
물론 액티비티별 실적 비용을 알고 있다면, 공정표에 알고 있는 실적 비용을 넣으면 공정표에서 실적 비용이 나온다. 프로그램이란 것은 input이 있으면, 같은 값이 Output으로 나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Input이 없으면 Output도 없다. 실적 공정률이 실적 비용이라면, 먼저 실적 비용을 산정한 후 Input(실적 비용)을 해야 프로그램을 그 값을 집계해서 Output(실적 공정률)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건설인들이 공정표만 있으면 Input, Output이 자동으로 된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믿고 싶은 것 같다.
현재 한국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계획 공정률에 대한 정의, 실적 공정률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적 공정률 산정 System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하는 것이 공정표의 관리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계획 공정률, 실적 공정률이 있어야 SV를 계산하든, SPI를 계산하든 할 수 있다.
SV(Schedule Variance)는 PMBOK에서 '일정차이'라고 번역해 놓았다. 따라서 많은 건설인들은 SV를 계산하면 일정의 차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모르고 단어로 유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다. SPI(Schedule Performance Index)는 PMBOK에서 '일정성과지수'라고 번역해 놓았다. 따라서 많은 건설인들은 SPI를 알면 일정에 대한 성과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모르고 단어로 유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다. SV의 계산법과 SPI의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SV=EV-PV', 'SPI=EV/PV'
EV : Earned Value, 획득가치
PV : Planned Value, 계획가치
획득가치(EV)가 뭐고, 계획가치(PV)가 뭘까? 비용일까? 노력일까? 공정률일까? 논쟁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해라. 비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비용으로 계산하고,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력으로 계산해라. 공정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정률로 계산을 해라.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스스로 분석을 해 봐라. SV를 가지고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예를 들어 공정률을 가지고 계산을 해 보겠다. 계획 공정률(PV)가 50%이고, 실적 공정률(EV)가 45%라면 SV는 -5%이다. SV는 '일정차이'이니 프로젝트가 5% 지연된 것일까? SPI는 0.9다.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일까? 준공이 지연된 것일까? 보통 한국 건설인들은 이 경우 지연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지연이라는 의미는 '프로젝트의 지연'을 의미한다. 조금 만 공부를 더 하자. PMBOK라도 좀 읽어 보자.
PMBOK 제6판 263페이지에서 "일정성과지수(SPI)의 값이 1.0 미만이면 수행된 작업량이 계획에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라고 씌여 있다. 계획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준공의 지연을 의미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PMBOK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PMBOK 제6판 263페이지 "일정성과지수(SPI)는 모든 프로젝트 작업을 측정하므로 프로젝트가 예정 종료일보다 단축될지 또는 지연될지 판별하려면 주공정의 성과도 분석해야 한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주공정의 성과도 별도로 분석할 수 있지만, CPM 공정표에서 주공정의 단축/지연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즉 가치(Value)를 공정률로 보고 계산했을 때 나오는 값을 이용해서 준공의 단축/지연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계획량과 실적량을 비교하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공정계획이 공격적이어서 Total Float이 많다면 SV가 음수일 가능성이 높고, SPI가 1보다 작을 가능성이 높고, 공정계획을 뒤로 늦춰놓아서 Total Float이 적다면 SV가 양수일 가능성이 높고, SPI가 1보다 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SV가 양수이고, SPI가 1보다 크다고 해서 공정계획을 뒤로 늦춰놓았다고 판단하는 것도 맞는 것은 아니다. 적정한 공정계획을 수립했으나, 빠르게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산을 가지고 계산을 해 보겠다. 계획가치(PV)가 150억원이고, 실적가치(EV)가 140억원이라면 SV는 -10억원이고, SPI는 0.93이다. 이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PV와 EV가 예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석을 해야한다.
주장을 하고 싶다면, 주장만 하지 말고 실제 내용을 가지고 결과를 만들고, 도출된 결과에 대해 해석을 해서 프로젝트 참여자를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공정관리자를 위해서 SV와 SPI에 대해 위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하겠다.
SV가 -5%라는 것을 찾기는 쉽다. 실적 공정률(EV)-계획 공정률(PV)를 하면 되는 것이다. 어려운 것은 계획 공정률을 산정하고, 실적 공정률을 산정하는 게 어려운 것이다. 아니 지금 많은 한국 건설 프로젝트에서 공정률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이다. 어쨌든 -5%라는 SV를 찾아냈다면 해석을 해야 한다. 먼저 월별 평균 계획 공정률을 찾아봐라. Data Date를 기준으로 지난 3개월 평균값이 5%라면, 대략 1개월 정도의 실적량이 계획량보다 부족하다는 의미다. 먼저 준공의 단축 지연을 확인해야 한다. 준공의 단축 지연은 반드시 CPM공정표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준공이 단축/지연되지 않았다면, CP에 해당하는 작업은 계획대비 실적량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유기간(Total Float)이 있는 액티비티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SV가 음수이고, SPI가 1보다 작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을 CPM 공정표에서 준공의 지연이다. 그 외의 액티비티의 Total Float이 줄어드는 현상을 다 분석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공정관리자는 SV혹은 SPI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SPI가 1.1, 1.0, 0.9, 0.8로 진행되고 있다면, CP가 지연되지 않았더라도 여유가 있는 작업들의 Total Float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언젠가는 CP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의 SV나 SPI보다 중요한 것이 이 값의 추세라는 것이다. 공정관리자는 이런 추세를 파악하여 하락 추세라면 현재 준공의 지연이 예상되지 않더라도, 경고를 해야 한다.
공정관리자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획득가치, 계획가치를 뭐라고 주장하든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공정률이 그 값이 아니라고 우겨도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항상 CPM 공정표를 통해 마일스톤과 준공의 단축/지연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SV와 SPI의 추세를 가지고 위험의 신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SV가 음수라고 해서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도 아니고, SPI가 1보다 작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보다 큰 문제는 공정률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것. CPM 공정표가 엉터리여서 준공의 단축/지연을 판단할 수 없는 것.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위한 실적 정보(실제 시작일, 실제 종료일, 종료 예정일)을 알 수 없다는 것. 설령 업데이트에 대한 실적 정보가 있어도, 승인공정표를 절대 고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잔여일정 분석을 전혀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