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T와 CPM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보니, 당시 '공정관리자'들의 고민도 나와 같은 고민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 공정관리의 핵심은 공정표이다"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정의는 틀렸다. 거의 대부분의 건설 프로젝트에서 초기에 공정표를 작성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바챠트 공정표든, CPM 공정표든, 정확도가 높든 낮든 어쨌든 만들어 낸다. 만드는 사람들은 이 공정표에 많은 가정과 불확실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한국 건설인들의 특징은 대부분 긍정적인 상황,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시작하면 대부분 공정표의 목표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195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다는 PERT, 196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다는 CPM, 그분들의 고민과 만들어낸 결과물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PERT와 CPM 이론은 공정관리의 기본인 것 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그 분들이 정말 대단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그분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이론을 적용했는지, 어떻게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당시로 돌아가 그분들의 고민을 들어보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므로 우리도 우리만의 고민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프로젝트 공정관리의 출발은 공정률이다"
나는 이렇게 강조하고 싶다. 물론 공정표가 시작이다. 공정표가 있어야 작업에 대한 일정(Date) 기준이 생기고, 공정표를 이용해서 계획 공정률을 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표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정률을 산정할 수 있는 체계가 먼저 잘 가동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프로젝트가 시작하면 바챠트 공정표 혹은 CPM 공정표를 만든다. 숫자만 나와 있는 공정표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공정표는 프로젝트 전체 기간을 포함하여 만들게 된다. 프로젝트 착공 즉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착공 후 60일 후 혹은 90일 후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이 국제적인 기준이다. 보통은 그보다 더 늦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프로젝트가 착공했고, 업무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표는 확정되지 않은 경우도 많고, 공정표가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초기에는 공정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운영하기에는 프로젝트 시작시점의 업무와 전체 공정표의 액티비티 수준은 차이가 크다. 공정관리 수준이 높은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프로젝트 초기에는 '초기 90일 공정표'와 같은 공정표를 운영하여 관리하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젝트 초기에 업무는 많지 않다. 따라서 공정표의 효용성은 떨어지는 단계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실적 공정률이 얼마인지 궁금해하는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은 많다. 계획 0.0001%, 실적 0.00005%라고 해서 50%나 부진이라고 난리를 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실적 공정률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참여자에게 실적 공정률이 어떻게 산정되고, 어떤 업무를 진행해야 실적이 반영되는지 알려야 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주먹구구식의 실적 공정률이 측정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적 공정률이 주먹구구식으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그 프로젝트의 공정관리는 실패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공정관리자가 공정표 작성에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어쩔 수 없이 실적 공정률은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이것을 본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공정관리를 신뢰하기 않게 된다는 것이다. 실적 공정률도 주먹구구식으로 만드는 공정관리(공정관리자)가 공정표는 잘 만들겠냐는 인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 만들어지는 공정표는 이 예상을 정확하게 맞게 만든다. 전체 공정표는 많은 가정이 포함되어서 만들어 지고, 정책적인 내용이 반영될 수 밖에 없음에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예상과 틀린 일정의 공정표는 엉터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적 공정률을 명확한 체계에 의해 산정하게 되면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젝트가 착수되자 마자 실적 공정률이 산정되고, 전 프로젝트 인원들에게 공지를 해야 한다. 매주 공지를 하면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매주 실적 공정률이 산정된다는 것을 인지한다. 아직은 어떻게 산정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매주 실적 공정률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1~2개월이 지나면 발주자, 본사, 기타 유관부서에서 프로젝트의 실적 공정률을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게 되고, 별도로 확인할 필요없이 공지된 실적 공정률을 보내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 실적 공정률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공정률 체계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하고, 각 담당자들이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공정률이 산정되는지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실적 공정률을 산정하는데 본인들이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과 명확한 체계에 의해 실적 공정률이 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 시기가 무척 중요하다. 프로젝트 착수 1~2개월 차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따라서 이때 전해지는 정보는 대부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적 공정률이 체계적으로 산정된다는 것을 인식한 담당자들은 그 후 전달받은 전체 공정표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다를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어느정도는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적 공정률도 체계적으로 산정하고, 전체 공정표에는 전략을 넣어서 관리하는 공정관리가 엉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 뿐이다. 이것이 "프로젝트 공정관리의 출발이 공정률이어야 하는 이유다"
"프로젝트 공정관리는 공정표, 공정률, 기타 진도율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프로젝트 공정관리는 공정표 하나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CPM 공정표는 공정관리의 전부가 아니다. PERT는 단순하게 공기를 산정하기 위한 방식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다. CPM 공정표가 효과적인 경우도 있지만, CPM 공정표로 관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다양한 상황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Bar Chart 공정표, CPM 공정표로 관리가 어려운 경우에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고민했었을 것이고, 그 결과 중 하나가 PERT가 아니었을까라고 추정한다. 현재의 공정관리 교육에서 PERT는 '기대시간=(낙관치+4*정상치+비관치)/6'이라고 배우고 있고, 나머지는 CPM과 유사하다고 배우고 있다. 그리고 나름 체계적으로 프로젝트 공정관리를 하는 조직에서는 이 계산식을 이용해서 산정한 공기(Original Duration)이 정확한 값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할 것이다. 이 계산식의 결과는 정확한 값이 아니라 반복된다면 달성될 확률이 높은 추정값이다.
프로젝트의 공정관리는 다양한 기법을 적용해서 진행해야 한다. 특히 공정표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일부 공종의 경우는 CPM 이론을 적용하기 보다는 물량의 소화량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 매주 실적을 측정하고, 해당 프로젝트의 실적 정보를 근거로 미래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현재 P프로젝트와 S프로젝트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단하게 사례를 설명하면 주당 평균 실적 물량이 100이고, 잔여 물량이 1000이라면 약 14주 후에 완료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직은 시범적으로 몇 몇 주요 공종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매우 높은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마일스톤으로 관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공정표는 복잡하다. 그래서 보지 않는다. 계획과 실적 공정률을 비교해서 나온 결과는 단축/지연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내용이 뭔지는 모른다. 실적 물량은 많이 누적되어 있지만, 실적 물량 역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막연하게 늦고 있다고 말하는 건 프로젝트 공정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관리방법은 마일스톤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준공'이라는 마일스톤은 너무 멀기 때문에 와닫지 않는다. 프로젝트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달성 가능한 수준의 마일스톤을 매월 1개 정도 설정하여 제시해주는 방법이 좋다. 하나씩 달성하면서 성공의 경험을 늘려가는 것은 프로젝트 성공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 성공해본 사람, 성공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다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항상 실패하던 사람은 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일스톤을 어렵게 설정하는 것은 결코 프로젝트의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일스톤 관리의 장점은 많다. 마일스톤은 프로젝트이 주요일정의 지표이기 때문에 단축/지연을 판단하고, 특히 지연이 예상된다면 해당 마일스톤과 관련된 작업만 중점적으로 확인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액티비티를 검토하는 시간보다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CPM 공정표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프로젝트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CPM 이론을 적용하여 공정표를 만들고, 공정관리를 진행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PM 공정표의 중요성은 더 강조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EOT클레임과 각종 EOT 클레임 관련 요구사항을 보면, EOT 클레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잘 만들어진 CPM 공정표를 승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PERT와 CPM, 현재의 공정관리 기법은?"
PERT를 공기를 산정하기 위한 단순한 계산식으로 볼 것인가? CPM으로 운영이 어렵지만 계속해서 CPM만 강조할 것인가? CPM은 필수지만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다. 바챠트던 CPM공정표던 공정표가 공정관리(공정표)의 전부가 아니다. 계획과 실적 공정률을 단순하게 비교해서 달성률이 몇%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공정관리(공정률)의 전부가 아니다. 작업일보에 실적 물량을 기록하는 것이 공정관리(물량관리)의 전부가 아니다.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가공하여, 완료일(준공일 포함)의 단축/지연을 예상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공정관리를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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