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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관리자의 자존감

공정관리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공무가 어떤 업무를 지시하면, 모든 업무를 뒤로 늦추고 '공무'의 마을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시공에서 공정관리자가 시공을 왜 모르냐고 말하면, 공정표는 뒷전으로 밀고, 시공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공무의 지시를 무조건 따른다고 해서 공무가 공정관리자라고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고, 공정관리자가 시공에 대해서 조금 아는 척을 한다고 해서 시공 직원들이 공정관리자가 모든 것을 안다고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착각하면 안됩니다.

모든 현장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꽤 많은 현장에서 공무가 요구하는 공정관리자 업무는 대부분 단순한 취합 업무입니다. 일일 작업 내용을 취합하여 작업일보를 써 줬으면 좋겠고, 주간 작업 내용을 취합하여 주간 (공정) 보고서를 써 줬으면 좋겠고, 월간 작업 내용을 취합하여 월간 (공정) 보고서를 써 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입니다. 회의에 들어가서 회의록을 작성해줬으면 하고, 현장 사진을 찍어서 자신에게 가져다 주길 원합니다. 이걸 해 주면 공무가 공정관리자를 '공정관리자'로 인정해 줄까요? 이렇게 공무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공정관리자에게 공무가 하는 말입니다. "일은 열심히 하더라고, 그런데 공정관리는 뭘 하는지 모르겠어" 이상하죠? 분명 공무가 지시하는 공정관리 업무를 다 했는데, 공정관리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시공에서 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공정관리자가 시공을 모르면 어떻게 공정관리를 하냐" 그래서 일부 공정관리자가 시공에 대해서 공부를 합니다. 공정관리자가 아무리 많이 안다고 하더라도 시공담당자보다 많이 알까요? 시공담당자 앞에서 시공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하면 시공 담당자가 뭐라고 생각할까요?

공무나 시공에서 요구하는 모든 것을 한다고 해서, 그들이 공정관리자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공정관리자로서 공무, 시공과 동등하게 존중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본인 스스로 공정관리 업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야 합니다.

현재 공무와 시공 중심의 프로젝트에서 공정관리 업무를 정확하게 정해주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습니다. 공무나 시공에서 주로 취합하는 업무를 정해주겠지만, 스스로 공정관리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정관리 업무를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공정관리자'로 취업한 건설인들은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에서 정해주는 일에 집중합니다. 결국 공무가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다시는 공정관리는 하면 안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내가 이런 거 하려고 공정관리자 하는 줄 알아'라고 생각하는 공정관리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2) 공정관리 업무 시간을 반드시 가져라.

공정관리자가 직급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가 지시한 업무를 모두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위해 공정관리 업무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공정관리 업무를 통해 만들어 내는 산출물에 대해 공무나 시공에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공정관리자의 예상은 계속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공무나 시공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공정관리자의 실력이겠지만, 처음부터 그런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실력의 향상을 위해 꾸준하게 공정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공무나 시공에서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진행하듯 공정관리자가 공정관리 업무를 꾸준히 진행한다면, 공정관리자의 영역이 생기게 됩니다. 공무나 시공에서 시키는 일을 계속하면, 계속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되지만,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고, 스스로 공정관리 업무를 찾아서 수행하고 산출물을 만들어 낼 때 공정관리라는 영역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3) 외부 공정관리자들과의 대화를 해야한다.

공정관리를 수행하다가 공정관리를 포기하는 '공정관리자'의 대부분의 모습은 공무나 시공에서 지시하는 일을 무조건 열심히 수행했던 경우입니다. 또한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공정관리 전문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배우려고 하지 않았고, 다른 프로젝트에서 어떤 공정관리 업무가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는지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속된 현장의 공무가 말하는 '공정관리'가 전부라고 생각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대한민국 건설사의 공무나 시공 직원들이 생각하는 '공정관리'는 단순한 취합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즉 본인들이 귀찮아 하거나, 책임지기 싫은 업무를 공정관리라는 이름을 붙여 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에 소속된 대부분의 직원들이 '단순 취합 업무 = 공정관리'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속지 않기 위해서는 공정관리 전문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그들도 이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듣고,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공정관리자에 대한 고충을 가장 많이 아는 것도 공정관리자들입니다.

4) 독립해라

공정관리자가 공무의 지시만 받아서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것은 공무 보조일 뿐입니다. 공정관리자가 시공의 지시만 받아서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것은 시공 보조일 뿐입니다. 결국 자기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정관리자가 스스로 공정관리 업무를 수행할 때 진정한 공정관리자가 되는 것입니다. 공무가 요구하기 전에 그들이 필요한 자료를 만들고, 시공이 요구하기 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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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이 4가지를 잘 지킨다면 주체성 있는 공정관리를 수행할 수 있고, 공정관리를 포기하는 공정관리자가 될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빠른 시간에 공정관리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정관리 전문가가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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