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인들이 공정관리 분야에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공정표입니다. 한국 건설인들은 공정표를 학교다닐때 시간표처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1교시에 국어, 2교시에 산수, 3교시에 사회, 4교시에 체육이라면 거의 대부분 시작, 종료가 정확하게 맞게 진행됩니다. 이런 인식이 한국 건설인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진행할 업무에 대해 상세하고, 정확한 공정표를 만들기를 원하고, 만들어진 공정표는 정확하게 맞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습니다. 또한 초등학교 때처럼 학교에서 시간표를 정해주고, 본인은 그 시간에 맞게 공부를 하면 된 것 처럼 누군가 시간표를 만들어주고, 본인은 그냥 따라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성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에서는 누군가 시간표(공정표)를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본인이 만들면 항상 일정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 처럼 누군가 정확한 시간표(공정표)를 만들어 주길 원하고, 공정관리자에게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본인은 공정표를 관리하지 않고, 잘 보지도 않지만, 공정표는 상세해야 하고, 공정표는 하나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러개가 있다는 것은 상대를 속이려고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공정표는 프로젝트에서 하나가 아닙니다. 당연히 상세도가 다른 Level 1, 2, 3, 4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요약 공정표인 Level 1, 2가 있어야 합니다. 상세히 봐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단하게 프로젝트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요약공정표는 필수입니다. CPM이론이 적용되어 지연요인이 준공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하므로 Level 3 CPM 공정표도 관리되어야 합니다. 특정한 상황, 담당자의 특성, Level 3 CPM 공정표의 보완 등을 할 수 있는 Level 4 공정표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상세도에 따라 공정표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공정표는 프로젝트에서 하나가 아닙니다. 발주자와 계약자의 관계에서는 가장 현실적으로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예상해서 공정표를 만들고, 서로 합의를 해야 하고, 발주자는 승인을 해야 합니다. 발주자가 승인을 했다는 것이 그 일정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자가 모든 액티비티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승인 당시의 계획으로 진행했을 때 가장 합리적인 일정이라는 의미입니다. 계약자는 별도의 공정표가 있어야 합니다. 합리적인 일정과 목표일정은 다릅니다. 친구와의 약속이 오후 5시라면, 4시 반에 도착할 목표가 있어야 늦지 않습니다. 즉, 최소한 2개의 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주자와의 계약을 준수하기 위한 공정표가 승인공정표라면, 승인공정표를 지연시키지 않도록 계약자 내부에는 목표 공정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담당자들은 프로젝트 내부 목표 공정표를 준수할 수 있는 상세공정표를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승인공정표는 상세히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실적을 반영하고, 준공을 분석하는데 하루(1day) 이상이 걸려면 안됩니다. 공정관리자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공정관리자가 인간이라면 액티비티 1000개를 넘는 것은 실적의 입력,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적을 입력하고, 분석을 해야 하는 계약자 입장에서도 좋은 방법이 아니고, 그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발주자 입장에서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승인공정표의 액티비티는 상세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고, 어떻게든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버림콘크리트 - 철근가공조립 - 거푸집 조립 - 콘크리트 타설 - 양생'으로 액티비티를 만들고, FS관계로 연결하는 것은 공정관리가 아닙니다. 어떻게든 액티비티를 합치고, 합리적인 로직으로 연결을 하는 것이 좋은 공정관리입니다.
승인공정표는 담당자의 실무를 언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공정표가 아닙니다. 담당자들은 자신의 일정은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Level 1, 2, 3 공정표에는 각 담당자들의 큰 목표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 목표를 보고 각 팀과 담당자들은 자신의 세부 목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담당자는 자신의 세부 목표가 Level 1, 2, 3 공정표와 차이가 난다면, 공정관리자와 함께 검토하고, 수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공정표를 하나로 통합하려고 하지 말고, 각 공정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공정관리를 진행해야 합니다.
공정표는 하나로 운영하는 것이 좋은 공정관리가 아닙니다. 모든 공정표를 통합하여 하나로 관리하는 것이 좋은 공정관리의 방법이 아닙니다. 단계별로 구분해야 하고, 내부와 외부로 구분해야 합니다. CPM 이론을 적용하는 공정표와 담당자의 상세 공정표도 구분해야 합니다.
우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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