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정관리에서도 프로젝트 운영시에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는 않는다. 필수 인력을 투입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1~4명 정도가 보편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투입된 인력으로 단순비교를 하면 큰 오산이다. 현장에서 진행해야 할 업무와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투입된 공정관리자의 실력도 한국 건설사와는 차이가 크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의 공정관리에 대한 참여와 이해도가 다르다. 이런 차이가 적은 인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는 무조건 적은 인력, 싼 인력으로 공정관리를 수행하려고 한다. 타사와 자꾸 비교를 하려고 한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본사에서 지원하는 역량, 투입된 공정관리자의 능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설계, 시공 직원들의 참여도와 이해도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공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뭘 해야 하는지 아는 한국 건설인들은 거의 없다. 공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요구하는 내용은 거창하다. "공정관리자는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공정관리자는 프로젝트의 모든 일정을 통제할 수 있어야지"라고 말한다. 앞서 강조했지만 'Monitoring and Control'에 대한 한국어 번역인 '감시와 통제'의 단어만을 유추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정작 공정관리자는 신입직원을 투입한다. 신입직원은 공정관리가 뭔지 모르고, 신입직원에게 공정관리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직원도 공정관리가 뭔지 모른다. 서로가 모르는 상태에서 시킬 수 있는 건 하나다. 단순 취합업무와 단순 취합으로 작성할 수 있는 보고서다. 그래서 한국 건설 프로젝트에서 공정관리자의 주요 업무는 '작업일보', '주간공정보고서', '월간공정보고서', '회의자료 작성'이 된 것이다. 그 외의 공정관리 업무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결국 잡무만을 수행했던 직원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공정관리를 하지 않는다. 다시 새로운 신입을 뽑고, 그 신입은 같은 '취합' 업무를 공정관리라고 믿고 수행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공정관리는 다시는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세계적인 공정관리에서는 프로젝트 착수단계, 운영단계가 다르다. 착수단계에서는 본사의 지원팀과 프로젝트를 운영할 공정팀이 동시에 투입된다. 이들은 함께 발주자가 요구하는 공정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공정관리 절차서와 Level 1, 2, 3 공정표를 만들어서 제출한다. 공정률 측정 체계를 만든다. 공정관리 체계가 구축되고, 운영팀이 프로젝트에 정착하면 지원을 나왔던 지원팀은 본사로 복귀한다. 이제 운영팀이 현장의 공정관리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운영팀의 핵심에는 공정관리 전문가를 배치하고, 성장하고 있는 공정관리자가 함께 일하는 것이 세계적인 공정관리의 방법이다. 전문가와 성장하고 있는 직원이 함께 일을 하면서 또 한명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이들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전문가 조직이므로 한국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단순 취합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그것을 할 시간이 있을 수 없다. CPM 공정표에 실적을 반영하고, 준공의 단축/지연을 판단하고, Mitigation을 공정표에 반영하는 업무(Monitoring and Control)만 진행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들의 업무가 무엇인지 정학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엉터리 요구에 휘둘리지 않는다. 공정관리자가 공무에게 업무를 지시하지 않듯, 공무도 공정관리자에게 엉터리 요구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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