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관리자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공정관리자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공정관리자라면 아마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그런데 이건 공정관리자에게만 쓰이는 말이 아니다. 공무에게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무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관리에게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관리가 모든 것을 알아야 현장을 관리할 수 있다"
도데체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면, 왜 업무를 구분했고, 전문가는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일부 윗사람들은 왜 이런 말을 할까? 이렇게 말한 효과는 무엇일까?
이런 명제는 상당히 효과적이다. 위와 같은 명제를 맞다고 정의해 놓으면 아래사람을 관리하기가 무척 편해진다.
"프로젝트가 지연되었는데, 공정관리자가 지연될 때까지 뭐했어!"라고만 말하면 되는 것이다. 공정관리자는 자신이 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왜냐면 '공정관리자는 모든 것을 알야아 한다'라는 명제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안전사고가 났는데, 공정관리자는 뭘했어!"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다. 공정관리자와 안전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공정관리자는 자신이 놀지 않았고, 해당 안전사고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사고가 났는데 빨리 알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합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공정관리자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라는 명제를 정해놓고, 그것을 계속 강조하면, 위에서는 한마디만 하면 된다. "너 뭐했어!!!" 그러면 그것을 하지 못한 증명, 어떤 업무를 몰랐던 것에 대한 증명은 해당 담당자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속지말자. 공정관리자든, 공무든, 관리든 한 두명이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알고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팀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고, 전문성을 위해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원이 투입되어 있는 것이다. 해당 업무의 전문가는 해당 업무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명의 개인이 모든 사람보다 지식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필요없다는 것도 아니다. 물리적인 시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이것들이 모여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이다. 한 명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쫄지말자.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시공에 대해서 모를 수도 있고, 안전에 대해서 모를 수도 있다. "공정관리자가 그걸 왜 몰랐어!"라고 말한다고 쫄지말자. 시공을 모른다고, 안전을 모른다고, 애써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걸 증명하라는 지시가 잘못된 지시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공정관리자가 정리해야 할 정보가 아니다. 정리가 되어 있다면 보고 활용하면 된다. 왜 생산성이 공정관리자 업무가 아니냐고? 아니다. 맞다라는 증거를 대봐라. 생산성을 공정관리자가 정리해야 한다는 증거를 한 번 합리적으로 설명을 해봐라. 그럼 하겠다.
사진을 공정관리자가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은 누구든 찍는 것이다. 공정관리자도 필요하면 찍을 수 있지만, 반드시 공정관리자가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촬영은 공정관리자 업무라고? 아니다. 정 시키고 싶다면 합리적으로 공정관리자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증거를 대봐라. 그럼 하겠다.
쫄지 말자. 상대는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상대에게 아니라고 설명하려고 하지마라. 상대가 합리적으로 설명하게 해라.
결국 상대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다. "시키면 시키는 데로 하지 뭔 말이 많아!" 왜냐면 합리적으로 공정관리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관리가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고...공정관리자에게 공정관리를 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구현해줬으면 하는 것이고, 아무것이나 막 시키면 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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