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주체성 없이 세력이 큰 나라나, 강한 자에게 붙쫓아 복종하고 섬기며, 자신의 존립을 유지하거나 빌붙고자 하는 의식'을 이른다. - 네이버 문학비평용어사전 -
세계적인 공정관리에는 '사대주의'가 없다. 발주자와 계약자는 계약에 의해 맺어진 관계이다. 발주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발주처에서 일하고 돈을 버는 직원들이다. 높은 분들도 아니고, 위대한 분들도 아니라는 것이다. 실력이 있어서 갔을 수도 있고, 운으로 갔을 수도 있다. 일부 발주처는 빽으로 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건설인들은 오랜시간 '갑과 을'이라는 관계에서 발주처를 대해 왔다. 머리는 계약적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은연 중 높은 분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발주처에 있는 직원들은 실력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있다. 냉정하게 상대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는 것도 본인의 실력이다.
발주처 직원이 엉뚱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종종있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A사와 일을 할 때 였다. 프로젝트 착수 후 60일에 Level 3 공정표를 승인 요청으로 제출했었다. 이때 공정을 담당하고 있던(공정관리자 부임 전) 전기 엔지니어의 요구사항이다. "Level 3의 시공 액티비티를 Level 4 수준으로 만들어 주세요" 이건 공정관리를 잘 모른다는 증거다. 어설프게 공정관리 절차서를 읽고, 엉뚱한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공정관리 절차서의 Level 4 요구사항에는 'Detailed Construction Schedules'라고 되어 있다. 이 내용만 보면 시공은 전부 상세 공정표를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을 읽어 보지 않은 것이다. "Level IV Schedules h,i,j,k,l,m,n and q above sahll be issued to COMPANY at least one hundred and twenty(120) calendar days prior to planned commencement of these activities(Level IV 상세 공정표는 h,i,j,k,i,m,n,o,p,q가 실행되기 120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해당 항목은 h였다. 당연하다. 아직 설계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세공정표를 제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아마도 리스트만 읽고 말하는 것이거나, 본인이 알고 싶은 것을 주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발주처 직원이라고 다 똑똑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절대적인 진리도 아니라는 것이다. 쫄지말고 계약과 절차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근무할 때 이런 비슷한 경우에 따지지 않고 "Yes"라고 말하는 상사들을 너무도 많이 봤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에게 "발주자의 요구니 이행해라"라고 지시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봤다는 것이다. 부하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분명 계약과 절차에 다르게 되어 있다면 잘 모르는 상사에게 설명을 해 줘야 한다. 물론 설명을 해 준다고 듣는 상사였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Yes"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고, 뒤 늦게 알았다고 해도 본인이 한 말을 번복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공정팀이라면 공정관리자가 알아야 할 계약, 절차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같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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