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고치려고 했던 자세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영어하는 백인을 위대하게 보는 자세다.
그들도 사람이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 것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우리 신입사원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한국의 신입사원들가 가장 큰 차이는 생각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가 위대하게 생각하는 영어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회의자리에서 발언권이 주어졌을 때 말을 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의 문화일 것이다. 똑똑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용을 잘 들어보면 그 사람의 수준 정도로 말한다.
그들과 대등한 관계에서 상대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 깊이 밖혀있는 백인에 대한 환상을 깨야 했다. 그래서 꾸준하게 훈련했다. 처음 한 훈련은 외모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었다. 백인 남성처럼 생긴 외모, 백인 여성처럼 생긴 외모를 잘생겼다, 예쁘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훈련이다. 그 다음은 계약과 절차에 의해 상대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발주자를 높은 분으로 생각하는 자세다.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발주자는 갑이고, 계약자(시공사)는 을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갑이 지시하면 무조건 따라야 했던 생활을 꽤 길게 했다. 나보다 더 상사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훨씬 더 크다. 한국 회사들(한국인 직원들)은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더군다나 발주처 직원은 영어를 잘하는 백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 훈련이 모든 지시, 모든 요구사항에 대해 계약과 절차와 비교를 하는 습관이다. 매번 계약서, 절차서를 보면서 대응할 수 없으므로 내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외울 정도로 읽어 봤다. 영어로 읽으면 한계가 있다. 당연히 한국어로 번역을 해 놓고, 한국어로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영어를 반복해서 읽었다. 발주자가 어떤 지시를 해도 쫄지 않아도 되었다.
세 번째는 동료나 상사가 추진하는 업무에 대해 판단하는 자세다.
특히 상사가 지시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업무를 진행했다. 상사들은 '회사의 지시'라고 포장을 하고 지시를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특히 '회사의 지시'라고 포장을 할 때 더욱 의심을 해 본다. 저 지시가 모두를 위한 지시인지? 아니면 지시한 본인을 위한 지시인지?를 판단해 보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쉽지 않다. 어차피 나 자신도 편견을 가지고 보기 때문이다. 또 판단이 너무 오래걸리면 안된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상사의 욕심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
쫄지말아야 한다. 백인이라고 위대한 사람도 아니고, 발주처에 근무한다고 해서 무조건 똑똑한 사람도 아니다. 영어를 잘하는 백인 발주처 직원이라고 나보다 잘났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실력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도 실력이다. 내가 내 업무에 대해서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면 상대의 실력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지낼지는 개인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고, 업무적으로는 최대한 계약에 의해 요구하고,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