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정관리자로 업무를 수행하면 공정관리 실패 사례에 대해서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정관리 분야를 살펴보면 감독과 선수(실무자)는 있는데 코치가 없다. 감독은 맞든 틀리든 자신의 방향을 설정하고 선수들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면 팀이 패배할 것이지만 일단 선수들은 감독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는 한다. 선수(실무자)들은 감독의 방향과 자신의 경험, 지식을 이용해서 공정관리를 진행한다. 그 경험과 지식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서 어쨌든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감독과 선수들의 방향, 경험, 지식이 맞냐 틀리냐는 다음에 따지기로 하고, 일단 감독,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공정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 건설업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 왔다. 공무와 시공은 수십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정도 안정화가 된 상태다. 여전히 나는 이런 교육방식이 탐탁지 않지만,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도 경험과 지식이 어느정도 전달되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공정관리다. 공정관리는 이런 경험과 누적된 지식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공정관리자 대부분이 혼자 일해왔다는 것이다. 선배에게 체계적으로 지식을 전달받은 것이 아니라 공무나 시공이 지시한 일을 수행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면서 취득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똑같은 방식을 강요하는 공정관리 선배들도 많다. 더 나쁜 경우는 공무나 시공의 지시를 수행하는 것이 공정관리라는 식으로 후배에게 알려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함께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있다. 후배들과 업무를 공유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사람이 있고, 지식의 전달에 전혀 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공무나 시공은 많은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장단점이 보완이 된다. 공정관리는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선배가 있을 가능성도 낮지만, 선배가 있다고 하더라도 유일하게 한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선배가 지식 전달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후배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개인적인 성향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 건설업의 공정관리자 중 공정관리 교육을 배우고, 교육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공정관리자가 있을까? 정말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식의 전달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공정관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발전은 없고,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하다 결국 실패만 늘어갈 뿐이라는 것이다.
교육도 훈련이 필요한 능력이다. 한 번 후배를 앉혀놓고 공정관리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봐라. 1시간을 넘긴다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본인이 후배에게 준비없이 가르칠 수 있는 지식이 1시간 짜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공정관리 지식은 1시간만 알려주면 끝나는 그런 업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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