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정관리자로 업무를 수행하면 공정관리 실패 사례에 대해서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세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자료는 해설을 할 수 있어야 한다'입니다. 공정관리를 수행하면 엄청난 정보가 취합하고, 해당 정보를 이용해서 자료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공정률, 자원과 같은 숫자로 되어 있는 정보의 경우는 S-curve나 Histogram을 만들어서 분석하면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curve나 Histogram도 보두가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든 사람(공정관리자)은 기준을 이해하고, 기록을 모으고, 자료를 만들면서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따라서 생산된 자료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S-curve나 Histogram을 처음(혹은 가끔) 보는 상사와 동료들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해설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상사의 경우는 자료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설명을 해 주니 이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자료만 접수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동료들, 후배들의 경우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서를 함께 배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정관리가 잘 되지 않고, 직원들이 공정표를 잘 보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많은 경우가 공정관리자가 혼자 만들고, 그냥 배포하는 경우입니다. 직원들의 수준도 고려하지 않고, 직원들의 요구사항도 반영하지 않습니다. '내가 잘 만들었으니 너희들이 이해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직원들은 거의 보지 않습니다. 직원들의 쉽게 볼 수 있게 만들고,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설명을 붙여 준다고 해서 꼭 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직원들과 좀 더 가까이 간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직원들이 자신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하는 공정관리자에게 협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서로 상대를 위해서 조금씩 노력한다면 공정관리는 한 단계 성숙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자료를 생성했다고 해서 공정관리자가 전부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경우도 종종있습니다. 스스로 그 자료에 대한 해설을 쓰다보면 자신이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만든 자료의 내용을 모르는 경우는 없어야겠죠.
"이 분은 새로 부임하신 공정관리 담당 부장님입니다. 두분이 말씀 나누세요"
...
"안녕하세요"
"내가 누군지 알아?"
"모르는데요? 오늘 처음 만났는데 제가 부장님을 어떻게 알아요"
"내가 00 상무에게 공정관리를 배웠어"
"그런데요?"
"00 상무 알아?"
"네. 00 상무는 알죠. 그런데 부장님이 그분에게 배운 게 지금 상황에서 무슨 상관이 있죠?"
"어쨌든. 00 상무가 공정률과 주요 자원은 Histogram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어"
"그건 그 분의 주장이 아니라, 저의 이론이죠. 그건 중요하지 않고요. 그래서요?"
"당연히 Histogram으로 관리할 거 아냐. 그거 나한테 줘"
"저는 당연히 다양한 Histogram을 관리하고 있죠. 그런데 그걸 왜 부장님을 줘요? 어디다 쓰게요?"
"관리하고 있으면 당연히 다 줘야지. 그게 업무잖아. 일인데 왜 안해!!!"
"계약적으로 봐도 그렇고, 업무적으로 봐도 제가 당연히 드릴 이유는 전혀 없는데요. 어느 조항에 제가 줘야 한다고 나와 있나요? 비슷한 문구라도 있으면 다 드릴게요"
"여기서 왜 계약을 찾아. 일이니 하자는 거지"
"저는 의무는 아니지만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Histogram으로 관리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그걸 해야 한다라는 의무도 없고, 부장님께 줘야 한다는 의무는 더욱 없어요"
"했으면 줘야지"
"좋아요. 만들어진거 드릴께요. 그런데 드리면 해석할 수는 있는거죠?"
"공정관리가 뭐가 어려워. 그리고 Histogram은 그게 그거지"
그리고 이 분은 제가 Histogram으로 매주 주간회의 때 발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은 제가 만든 Histogram이 왜 필요했을까요? 일이기 때문에? 혹시 주간회의 때 본인이 발표를 하기 위한 성과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문제는 주간회의 때 발표를 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Histogram이 의미하는 내용을 발표자가 이해하지 못했고, 발표자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발표는 회의 참석자들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되는 거죠. 결국 2주 정도 진행하다가 그 분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되었습니다.
공정관리자 여러분. 위 사례를 잘 이해하셔야 합니다. 현재 혹은 미래의 여러분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어설픈 공정관리를 진행했을 때 대표적인 실패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해서 막연하게 따라하거나, 본인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자료를 만들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의욕적으로 공정관리를 진행하려고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공정관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공정관리를 우습게 알고 접근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입니다.
저는 그 분의 실력을 어디서 확인했는지 아세요?
"나는 00 상무에게 배웠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먼저 찾았습니다. 실력이 있다면 누군가의 뒤에 숨지 않습니다. 실력이 없는 경우에 학벌, 회사, 상사 뒤에 숨습니다.
"00 상무가 공정률과 주요 자원은 Histogram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실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력이 있다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과 왜 Histogram을 관리해야 하는지 설명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Histogram으로 뭘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인데 왜 안해"라고 말할 때 알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일이니 하라는 게 아니고, 본인이 성과를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공정관리가 뭐가 어려워"라고 말할 때 알았습니다. 공정관리를 진정으로 해 봤다면 절대 쉽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조금 보이시나요? 직급이 높다고 그 분의 실력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그 회사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인정한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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